너를 믿어 -스리랑카 웰리가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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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백조를 꿈꾸는 미운오리 세상을 날다
여행의 단상

너를 믿어 -스리랑카 웰리가마

by 백조를 꿈꾸는 미운오리 2022. 9. 2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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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핑은 인간이 물 위를 걸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을 어느 정도 실현시켜주는 운동이다. 자전거나 자동차에 나를 얹고 나의 의지대로 가는 것과 같이 서핑도 파도위에 나를 맡기지만 나의 뜻대로 물 위에서 움직일 수 있다. 그래서 서핑도 자전거와 자동차처럼 파도를 탄다는 표현을 쓴다. 내가 움직이는 파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스포츠다.

 

서핑은 보드에 엎드려 팔로 물을 저으며(이것을 패들이라고 한다) 바다로 나간 후 파도가 오면 보드에서 몸을 일으켜 잡은 파도를 타면 된다. 패들을 할 때 한 팔씩 깊게, 길게 해야 멀리 나갈 수 있다. 빨리 가고자 하는 욕심에 팔을 많이, 잦게 움직이게 되면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힘만 든다. 파도가 왔다고 무턱대고 급하게 일어서면 중심을 잃고 넘어진다. 타이밍을 잡지 못한 파도는 한 번쯤 그냥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. 제때 파도를 잡았다면 두 다리를 끌어와 가볍게 일어선다. 발은 일직선이지만 앞발과 뒷발의 각도는 다르다. 발의 보폭은 자신의 어깨너비로 벌리라고 하지만 자신이 편한 만큼 벌리면 된다. 보드에서 일어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가 흔들리면 안 된다.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면서 일어서야 한다.

 

머리로는 이해를 했지만 몸은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. 파도를 잡았다 생각해서 일어서면 너무 급했거나, 늦어서 파도를 놓치기 일쑤였으며, 타이밍을 잘 잡았어도 넘어지지 않고 일어서는 것이 쉽지 않았다. 모래사장에서 엎드렸다 일어서기를 몇 번 반복하며 강사로부터 나의 자세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. 그럼에도 바다로 나간 나는 여전히 흔들리고 넘어졌다.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는 나 자신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. 지칠 대로 지친 몸이 포기라는 신호를 보내기 일보직전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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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Believe in yourself.”

 

처음이라는 두려움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, 파도의 기회를 엿보느라 주춤거렸다. 나에 대한 불신으로 발 위치를 확인하느라 정면을 보지 않았으며, 파도 앞에서 머뭇거리게 만들었다. 나를 믿지 못하는 나에게 강사는 끊임없이 앞을 보라며 주문을 외듯 말했다.

 

이때라고 생각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일어나야 한다. 머리는 나아가야 할 방향만을 생각하고 시선은 머리가 향한 방향으로 고정해야한다. 머리가 흔들리면 균형을 잃는다. 이미 도전은 시작되었으며 몸은 일어섰다. 의심하지 않고 나를 믿으며 파도를 타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. 확신만 있다면 일어설 수 있다. 혹여 제대로 된 파도를 만나지 못했다 해도 멀리 나아가지 않을 뿐 넘어지지는 않는다. 몇 번의 떠나보냄 후에 기회의 순간을 절로 익히며 다음 도전을 기다리면 된다. 기회의 순간이 오면 불신과 불확실성, 자기 비난에 취해 느슨해진 나를 버리고 기회에 집중해야 한다. 나의 선택과 나를 믿어야 제대로 일어설 수 있으며 나아갈 수 있다.

 

이젠 일어섰으니 멀리 나아갈 일만 남았다.

 

2022.09.05 - [알고 떠나자/스리랑카Sri Lanka] - 실론티의 나라 스리랑카Sri Lanka

 

실론티의 나라 스리랑카Sri Lanka

스리랑카Sri Lanka 국명 스리랑카 민주사회주의 공화국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국호를 ‘실론’에서 ‘스리랑카’로 바꾸었다. 국토이 생김새가 눈물 또는 진주처럼 생긴 데다 인도의 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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